한국 10대그룹 중 "PBR 1배이상"은 단 3곳뿐...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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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한국 금융시장 요약

한국 10대그룹 중 "PBR 1배이상"은 단 3곳뿐...어디?


                           [목차]
Ⅰ. 밸류업(기업가치개선) 프로그램과 PBR
Ⅱ. 일본의 PBR 개선 사례
Ⅲ.한국 10대 그룹 현황
Ⅳ. 한국 10대 그룹 중 PBR 최고와 최저는?
Ⅴ. 문제점



Ⅰ. 밸류업(기업가치개선) 프로그램과 PBR

주가순자산비율 PBR이란 주가를 장부 가치로 나눈 것이다. PBR 1배 미만이면 회사가 보유 자산을 전부 매각하고 사업을 접을 때보다도 현재 주가가 싸다는 의미다. 해외 증시에서는 흔히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여 PBR 1배를 달성하기도 한다.


한국이 현재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기업가치개선) 프로그램'은 본래 '일본의 PBR 중시 경영'에서 차용한 것으로, 한국도 연말까지 본격 가동하면 내년 주총장에선 PBR 개선과 관련된 주주 질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Ⅱ. 일본의 PBR 개선 사례

2024년 일본 증시를 역대 최대 강세장으로 이끈 일등공신은 ‘PBR 1배’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해 ‘PBR 1배 미만 회사는 주식 열등생’으로, ‘PBR을 1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공시하라’고 각 상장사에 요청했다.

PBR 1배 미만이면서 개선책을 밝히지 않는 기업에는 대표 선임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한 기관투자자가 등장하고, 투자자들은 PBR 등 지표와 회사 정책을 엄격하게 살피면서 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당시 일본 증시는 500개 주요 상장사 중 PBR 1배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43%에 달할 정도로 저평가가 심각했다. 日本經濟新聞에 따르면, 1년 후 저PBR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한 기업 주가는 평균 29% 상승했다. 


일본에서 저(低)PBR 개선은 주로 시가총액 1,000억엔(약 9,200억원) 이상인 대형주들이 앞장섰고, 이후 중소형주로 확산되었다. 

일본 증시 부양책을 벤치마킹한 한국판 밸류업(기업 가치 상승) 프로그램은 연말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8월 22일 한국거래소 주최로 ‘기업 밸류업을 위한 10대 그룹 간담회’도 열렸다. 주재자인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인 10대 그룹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에 선도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Ⅲ.한국 10대 그룹 현황

한국거래소의 2023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10대 그룹(소속 상장사 전체)의 PBR을 분석한 결과, PBR 1배 이상인 그룹은 HD현대, 삼성, LG 등 단 3곳에 불과했다.

한국 10대그룹 재무현황
한국 10대그룹 재무현황



대다수 기업들의 PBR이 평균 1 미만이고, 심지어 시장 평균(작년 말 0.96배)보다도 낮았다. GS, 롯데, 신세계의 경우 0.5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표상 자본비용(ROE)이 10%보다 높은 곳이 현대차 밖에 없다는 것도 심각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 자기자본을 과다하게 보유한 상태에서 이익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10대 그룹들의 현 상황일 수 있다.



Ⅳ. 한국 10대 그룹 중 PBR 최고와 최저는?

10대 그룹 중 PBR이 가장 높은 곳은 HD현대(1.27배)였다. HD현대의 PBR은 올해 더 높아질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 그룹 내 개별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변압기 업체인 HD현대일렉트릭은 수출 호조로 올해 주가가 290% 상승하면서, 코스피 상장사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한편, PBR이 낮은 최하위 3인방은 GS그룹, 롯데그룹, 신세계그룹이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광주신세계, 신세계, 신세계I&C, 신세계건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푸드, 이마트 등 7개 코스피 상장사가 모조리 PBR 1배 미만이었다.



Ⅴ. 문제점

해외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본은 단순한 주주환원 측면이 아니라, 자본 활용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를 늘려가는 추세다. 현재 한국은 배당성향도, PBR도 해외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요국 배당성향 비교
주요국 배당성향 비교


낮은 PBR은 단순히 주가가 싸다는 의미를 넘어 "회사가 자기자본으로 수익을 잘 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낮은 자기자본이익률 ROE)도 포함한다. 한국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미국의 절반 수준인 상황에서, 주가가 청산가치에 조차 미달한다면 국내 및 해외 투자자의 관심은 멀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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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의 ROE, PBR 등에 대한 목표 설정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