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시작점을 막으면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상류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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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질병의 시작점을 막으면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상류의료

                              [목차]
Ⅰ. 개념
Ⅱ. 호흡기에서 전신질환으로 가는 세가지 통로
Ⅲ. 상류에서 전신으로 도미노 현상
Ⅳ.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



Ⅰ. 개념

강의 하류가 깨끗하려면, 물길의 상류가 맑아야 한다.

같은 원리로 "전신 질병을 막으려면, 질병 시작점인 신체 상류가 건강해야 한다"는 ‘상류의료 上流醫療’가 일본에서 부각되고 있는 최신의학 트렌드다.

생명 유지의 필수인 호흡과 영양 섭취의 입구인 '비강: 코'와 '구강: 입'이 건강해야 전신이 건강해진다는 의미다. 즉, 잇몸병 치주질환 시작이 당뇨병, 심장질환 등 전신 질환의 근원이라는 것으로, 이에 일본 선진의료 연구회는 전신질환을 다루는 내과 의사 들에게 구강질환을 다루는 치과의사와 어울려서 ‘질병 치료 제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른바 메디코덴탈 사이언스(medico-dental sciences)가 그것이다.


이는 진료 및 치료의 대상은 '하나의 병'이 아닌 '한 명의 사람'이라는 개념에서 나온다인간의 장기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그 시작은 입이기 때문에 의사도 입 안을 진료할 필요가 있고, 치과의사도 전신의 상태를 알지 못하면 병의 뿌리를 뽑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상류의료 개념은 일본 내과의사들이 주장했으며, 이후 치과의사들이 호응해 현재는 의과·치과 협진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연주의 의학을 하는 의사들이 구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소수 일반의사에 의해 상류의료가 주창되고 있다. 



Ⅱ. 호흡기에서 전신질환으로 가는 세가지 통로

호흡기에서 비롯되는 전신질환은 크게 세 가지 통로를 통해 질환을 일으킨다.

첫째, 구강위생 불량이다. 이는 1,000여 가지 구강 미생물에 의해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다. 각종 피부질환, 베체트병(눈질환), 당뇨병, 급성신염, IgA 신증, 폐렴, 뇌경색, 심근경색, 위궤양, 알츠하이머, 암, 안면홍조, 뾰루지 등의 원인이 된다. 특히 80세 이상 고령자 사망 원인 가운데 90%는 구강위생 불량으로 인한 폐렴이기 때문에 고령자의 구강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둘째, 비정상적 호흡이다. 호흡은 100% 코로 해야 한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입으로 호흡하면 질병이 발생한다. 류머티즘 관절염, 아토피, 기관지 천식, 우울증, 구강건조증, 치주염,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궤양성 대장염, 비염, 어린이 뇌발달 저해,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성기능 장애 등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어린 나이에 입 호흡을 없애 100% 코로 호흡하도록 만들어줘야 성장기의 뇌 발달뿐 아니라 일생 동안의 건강에 중요하다. 공기를 들이마시는 숨길의 입구인 비강이 협소하거나, 만성 비염으로 코호흡 통로가 줄면 코로 숨쉬기가 어려워지고, 그러면 항염증작용을 하는 산화질소 분비가 잘 안 되어 전신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비강을 넓혀주고 청결하게 하여 면역력을 늘리고 뇌 전두엽 발달을 돕는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셋째, 턱뼈 구조 이상이다. 위턱뼈 성장이 부진한 어린이가 많은데, 어릴 때 바로잡아 주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산소 부족증, 비염, 축농증, 뇌성장 저하, 키성장 저하, 턱얼굴 비대칭, 척추측만증, 턱관절 질환, 목주위 통증, 수면장애, ADHD, 암, 면역력 저하 등이 원인이 된다.



Ⅲ. 상류에서 전신으로 도미노 현상

상류 의료 개념에 따르면 전신질환 시작점은 '치주질환'이다. 이것이 영양 대사를 교란하고, 혈압 상승을 일으켜 고혈압을 올리고, 고지혈증(지질 대사 이상증), 비만 등 대사질환을 부른다. 실제로 치주질환이 있으면 당뇨병 발생률이 2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반대로 당뇨병이 있으면 치주질환 발생률이 3배 오른다. 건강서적 ‘치과 의사는 입만 진료하지 않는다”의 저자 아이다 요시테루(相田能輝) 박사는 “구강 내의 만성염증이 전혀 관계가 없는 다른 장기에 2차 질병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상류 의료
상류 의료


일본에서는 이를 '대사질환 도미노 현상'이라고 정의하는데, 이는 케이오대 의학부 내과학 교수진이 제창한 개념으로 "치주염이 있으면 음식을 씹기 힘들어 섬유질 섭취가 줄고, 씹기 편한 지방과 당류 섭취가 늘어 비만과 당뇨병 위험이 올라간다. 잇몸에 오랜 기간 염증이 있으면, 세균 증식을 막기 위해 백혈구가 늘어나는데, 과량의 백혈구는 혈관 내피를 손상시켜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이는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진다. 치주질환이 동맥경화, 대사질환으로 흘러 내려가고, 결국에는 만성 신부전, 뇌졸중, 심부전, 치매 등 중대 질병으로 연쇄 이동된다"는 것이다.

질병 도미노 현상은 처음에는 하나씩 옆 조각을 쓰러뜨리지만, 나중에는 여러 개가 동시에 쓰러져 나가는 식으로 확장된다. 강의 상류는 좁지만 하류는 넓어서 물길이 넓게 퍼지는 것처럼, 치주염을 일으키는 치주병균은 혈액을 따라 전신으로 흘러서 폐렴, 혈전, 피부염 등 다양한 질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만성 치주염을 앓는 이는 1,378만여 명이다(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 이는 2013년 740만여명에 비해 약 2배 늘었다. 이는 '인구 고령화'가 원인으로 해석된다.

만성 치주염 환자 추이
만성 치주염 환자 추이



Ⅳ.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

결국 건강한 치아로 잘 씹고 잘 삼키는 것과 건강한 코로 잘 숨쉬는 것이 전신 건강을 유지하는데 기본이 된다.

구강 건강과 치매 간의 관계
구강 건강과 치매 간의 관계


왼쪽: 씹는 능력과 치매 발병률 간의 관계
치아가 줄고 틀니로 대체될 수록 치매 발병율은 증가한다

오른쪽: 치과 진료소 존재 여부와 치매 발병 일수와의 관계
치과 진료소가 없는 경우 치매 발병이 빨라진다

치주과학회는 치주질환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 받으며, 양치질을 꼼꼼히 하라고 권한다. 나이 들수록 구강이 건조해져 세균 증식의 배경이 되는데, 물을 충분히 마시고, 구강을 자주 헹구며, 침이 잘 나오는 껌이나 약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치과 정기 검진과 스케일링도 필요하다.

코 건강을 위해서는 적당한 실내 습온도를 유지하고, 체온을 낮아지면 면역력이 저하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정기적인 코 세척과 당분과 정제 탄수화물 대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든 제철 과일과 녹황색 채소를 먹는 것도 필요하다.